미국정치와 한국교회와 한국정치
트럼프가 말한 한국내 ‘교회 급습’ 발언 의미는
체코선교사로 오랫동안 활동하시고 현재도 체코에 살면서 유럽교회 지도자들과 함께 하는 현신 동료 이종실목사의 오늘 아침 페이스 북의 단상에서 쓴 글이 인상적이다. 평소에도 오랜세월 동유럽 체코 프라하에 30년째 살면서도 여전히 한국교회와 한국사회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갖고 한 말이다. 다음에 인용한 글에서 나는 그 내용보다는 보수의 감정점 즉흥성이나 이중성의 문제보다 먼져 문명국가 시민으로의 기본자질 회복이 필요해 보인다.
한국 극우 개신교가 미국의 문화전쟁을 한국상황에 끌고 들어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닌데, 내란 상황을 아직 정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찰리 컬크의 죽음을 그들이 이용하고 있다. 사실 나는 이번에 처음 찰리 컬크의 이름을 알게되었다. 그는 보수주의자인가? 극우주의자인가? 궁금하여 그의 자료를 찾아보았다. 나의 눈에 띄는 것은 그의 가톨릭 교회에 대한 입장이다. 그는 가톨릭이 생명을 위해 싸우기 때문에 (낙태 반대), 결혼을 위해 싸우기 때문에 (동성 커플의 평등한 결혼 기회 반대), 그리고 성전환주의에 맞서 싸우기 때문에 가톨릭을 좋아한다. 개신교인이 바라보는 가톨릭의 여러가지 얼굴이 있을 수 있다. 개신교와 다른 교리의 얼굴, 소외된자들 편에 서는 얼굴, 그리고 컬크가 바라보고 있는 보수적인 얼굴이 있다.
그러나 보수적인 얼굴과는 충돌되는 또 다른 얼굴을 컬크는 바라보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인의 총기소유 찬성과 백인 우월주의에 대한 그의 시각이다. 그가 보수주의자일까? 극우주의자일까? 컬크에 대한 부족한 정보로, 나는 그의 보수주의자 또는 극우주의자에 대한 평가를 뒤로하고, 그가 지키려는 몇가지 신앙의 진리에 주목한다. 여자는 남자에게 복종해야하고, 부모는 자녀를 매를 들어서라도 훈계해야하고, 트랜젠더를 혐오한다. 그에게서 성경의 진리를 문자 그대로 지키려는 클레로 파시즘의 향기가 진하게 느껴진다. 윤석열의 내란을 옹호하는 극우 기독교인들이 그를 진리를 지킨 순교자로 칭송하는 것이 컬크를 극우주의자로 비판하는 한국 언론을 비판하기 위해 컬크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먼저 내란에 대한 기독교인의 입장을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법에 따르면, 내란을 옹호하는 한국 극우 기독교인들은 민주질서를 해치는 범법자들이다. 범법자들이 고인을 칭송하는 것은 오히려 고인을 욕되게 하는 일이된다.
한국교회 보수화는 미국의 축소판
이런 제목으로 이미 한편의 글을 이미 쓴 적이 있지만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재론한다. 지난 8월2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의 대통령 방문을 하루 앞두교 이례적으로 밝힌 ‘아주 잔인한 교회 급습(수색)(very vicious raids on churches)’이라는 표현에 대하여 트럼프는 잘못된 정보일 수도 있다는 말로 얼버무렸지만 그렇치 않다. 그의 말 몇 마디로 천당과 지옥을 오간 국내 개신교 극우 세력의 반응이다.
이 발언에 대한 해석은 크게 두가지로 첫째, 정치적인 의미로 트럼프는 큰 협상의 주도권을 갖기 위해 남의 나라문제지만 트집을 잡았다. 이는 상대국인 한국의 저자세를 위한 전략이라는 의미다. 둘째는, 나는 “오해” 했다. 고 말했는 데 이는 한국측의 설명을 듣고 의혹은 풀렸다는 것이다. 이 발언으로 강훈식 비서실장은 물론 미국내 가능한 모든 선을 대 진의를 파악하려는 시도(정치)가 먹힌 것이기도 한다. 그러나 전자든 후자든 이 문제를 한국 내 개신교 인사의 충동성이나 일회성으로 앞으로 이상 파장은 없다고만 볼 수는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이후 이 진원을 특검에 압수수색을 당한 여의도순복음의 이영훈목사로 주일 설교에서 마치 자기와 교회 압색에 대한 미국의 우려라고 애둘러 해석한 바 있다. 얼마전 방문한 트럼프 장남과의 교감설을 드러냈다. 그러나 통일교측도 이런 배경의 발언으로 자기들의 미국내 인맥이라고 넛즉이 드러낸다. 그리고 마지막은 그간 보수 종교계와 막역한 사이인 극동방송 김장환목사가 마치 자기를 두고 한 일인 것처럼 드러낸다. 문제의 초점을 ‘누가 미국에 그런 정보를 전했나’ 보다 중요한 점은 ‘트럼프는 왜 이 정보를 수용했나’이다. 이런 것이 예의에 어긋난 것이지만 이를 통한 한국내 파장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을 수도 있다. 트럼프의 미국내 보수 교계와 사이가 긴밀하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리고 최근 들어 미국배경을 갖은 국내보수주의자들과의 관계로 보아 앞으로 비슷한 일이 더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의 언행은 전통 개신교 신앙과는 맞지 않는 다. 대부분의 종교처럼 개신교서의 가치도 도덕을 우위에 두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트럼프가 도덕적이라고 믿는 자들은 소수인데 그의 성 추문과 인종차별 논란, 부패 혐의 때문이다. 이민자 사회적 약자에게도 가혹한 말을 내뱉는 데 이는 지지자들을 위해서다. 더 직접적 걸림돌은 신앙심인데 목사 출신 작가 스티븐 맨스필드는 책 〈도널드 트럼프라는 선택〉(2017)에 이렇게 썼다. “적어도 50대까지 트럼프는 특별히 기독교 신앙을 내보인 바 없다. 사실 그의 종교는 권력, 복수, 자기 자신뿐이었다.”
겉보기는 주초를 하지 않고 주변에 보여주기적 예배나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 그가 경건한 크리스찬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그의 속깊은 정치철학이나 언행은 이와는 반대다. 그럼에도 그는 대선에서 미국 보수 개신교인들에게 압도적 지지를 받아 세 차례에 걸쳐 강력한 지지 그룹으로 보수 백인 기독교가 있다. 6월26일 미국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6년과 2024년 조사에서 개신교인 유권자 56%, 62%가 트럼프에게 투표했다고 답했다. 상대 후보와 17%포인트, 26%포인트 차이다. 대중적으로 ‘보수적 개신교인’과 동의어로 통하는(신학적 분류는 더 복잡하다)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으로 범위를 좁히면 격차는 더 극적으로 벌어진다. 2016년과 2024년,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은 각각 77%, 81%가 트럼프에게 투표했다. 패배한 2020년 대선에서도 이 그룹의 트럼프 지지는 83%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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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백인교회가 진실하지 않은 후보를 지지한 이유
미국의 복음주의 개신교인들은 어째서 ‘신실하지 못한 후보’에게 투표하게 됐을까. 으레 ‘전광훈 부류’를 떠올릴 만하다. ‘보수’를 자칭하지만 본래 신학적 원칙보다는 정치적 이득을 우선하는 이들이라 후보 인격과 무관하게 공화당을 지지했다는 것이다. 복음주의 개신교인들은 어떤 시점에 생각을 바꾸었다. 2016년, 대선 한 달 전 수행한 같은 내용의 설문조사에서는 무려 72%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번에는 모든 그룹 중 가장 높은 비율이었다. 도널드 트럼프라는 인물이 보수 개신교인들의 생각을 바꿨거나, 보수 개신교인들의 생각이 바뀌었기에 도널드 트럼프가 간택되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21세기 들어 미국 개신교회가 처한 상황은 대체로 한국과 비슷하다. 신자 수에서나 이념적으로나 ‘주류’였던 때가 저물고 사회적 영향력이 사라지고 있었다. 낙태·동성애 등 이슈를 두고 교계가 벌인 ‘문화전쟁’으로 교회를 외면하는 이들이 늘었다. 종교 지도자들의 비리와 추문 역시 한몫했다. 〈디 애틀랜틱〉 기자인 팀 앨버타는 지난해 펴낸 책 〈나라, 권력, 영광〉에서, “갑작스럽게 찾아온 공포가 백인 복음주의자들의 생각을 바꿔놓고 있었다”라고 썼다. 결정적 기점이 버락 오바마의 대통령 재임이었다. 교회는 종교 신념이 위태롭고, 포위됐다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절박한 시기에는 절박한 조치가 필요했다.” 그 수단으로 떠오른 것이 도널드 트럼프였다.
표가 필요했던 트럼프는 종교 지도자들과 적극적 공조를 꾀했다. ‘눈에는 눈’ 발언처럼 대선 출마 선언 이후에도 트럼프의 말과 행동은 교리와 엇박자를 냈지만, 유명 목사들과 교류를 통해 신앙심을 ‘추인’받았다. 미국 개신교를 연구해온 정치·종교사회학자 정태식 교수(경북대 사회학과)는 이 과정을 ‘신앙 세탁’이라고 불렀다. 2015년 9월 트럼프는 보수적 목사들과 만나 그들에게 안수기도 받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듬해에는 뉴욕에서 거물급 종교 지도자 1000여 명과 비공개 모임을 했다. 대중적 영향력이 큰 종교인들과 어울리자 트럼프를 인정하는 보수 개신교인들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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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기자의 분석
의혹투성이 대선후보는 영향력이 필요했던 교계 인사들과 거래를 했다. 두 번째 임기를 맞은 지금도 유효한 협약이다. 정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종교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는 ‘종교의 자유’를 강조했다. 여기서 그들이 말하는 자유란 정교분리를 어기고, 소수집단을 차별할 수 있는 권리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반이민·반무슬림 정책을 내놓고 ‘반기독교·반유대적 편견에 대응하는’ 종교자유위원회를 설치했다. 그 대가로 보수 개신교 지도자들은 트럼프의 삶을 변호할 논리를 대중에게 내밀었다. “‘의사가 병만 잘 고치면 되지, 도덕적일 필요가 있는가? 미국은 위기에 처해 있다. 트럼프가 나라를 구하고 부강하게 만들면 되는 것 아닌가?’라는 논리다(정태식 교수).”
이 과정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친 이가 폴라 화이트 목사다. 국내에는 ‘종교인 출신 트럼프의 측근’ ‘국내 목회자들과 가까운 미국 개신교 유력자’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다소 부족한 수식어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지난 2월 신설한 백악관 신앙실(Faith Office)의 수석 고문이다. TV 스타인 화이트는 수십 년간 트럼프 가족의 영적 조언자 노릇을 했다. 양측 모두 부인하지만, 화이트가 트럼프를 ‘개종’시켰거나 최소한 그의 종교관을 크게 바꾸었다는 시각도 있다. 정치 입문 후 물과 기름처럼 섞이기 힘들어 보이는 트럼프와 보수 교회를 동맹 관계로 격상시킨 핵심 인사가 바로 그다.
독실한 개신교인 유권자들이 도덕성을 의심받던 대선후보에게 빗장을 푼 데에는 폴라 화이트가 배포한 공통의 신앙관이 주효했다.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화이트도 불륜 스캔들이 있었고 여러 법적·재정적 부정행위로 평판이 땅에 떨어졌다(현 남편은 밴드출신) 그럼에도 대통령이 된 트럼프처럼 폴라 화이트 역시 그럼에도 추앙받는 위치에 올라섰다. 비결은 그가 설파한 ‘번영의 복음(번영 신학)’이다.
번영 신학의 내용은 단순하다. ‘사람이 더 큰 믿음을 보일수록 하나님은 물질적 편안함을 더 많이 제공하신다.’ 말하자면, 성공한 자가 곧 경건한 자다. 신앙이 세속적 성공으로 증명된다는 주장은 대중이 받아들이기 편하다. 매주 교회에 나가거나 교리를 따르지 않아도 돈을 벌면 ‘축복’은 입증된다. 그 연장선상에서, 부유한 미국 대통령인 트럼프는 인격과 신앙심을 애써 변호하지 않아도 이미 신실한 자다. 교인이 트럼프를 죄책감 없이 지지할 수 있는 명분이 된다.
https://youtu.be/IGXdnfyPhh8?si=82d6jq-z7XRGIB0p(폴라 화이트의 일본 통일교 지지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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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라 화이트의 기도를 받는 트럼프와 지지자들 | ||
정치적 이득 위해 새로운 종교갈등과 박해상황 있을 수도
이 믿음은 트럼프와 미국 개신교 유권자뿐 아니라 미국 개신교와 한국 개신교를 잇는 연결고리이기도 하다. 폴라 화이트는 국내 기도회, 개신교 행사에서도 몇 차례 연설했다. 한국 대형 교회에서도 이 정서는 주류다. 유명인들의 간증은 내면의 고찰이나 신심이 아니라 사회적 성공담에 주로 초점을 맞춘다. ‘예수를 믿었더니 돈을 많이 벌었다’는 레퍼토리다. 트럼프와 공조하는 개신교 주류의 논리에 따르면, 사회적 영향력을 잃는 것은 당장의 재정적 손실만 뜻하지 않는다. 종교로서 파산선고다. 오랜 시간 보수 목회자들을 취재한 팀 앨버타는, 일견 핵심 전선처럼 보이는 동성애 문제 등 ‘문화전쟁’ 승리마저도 보수 개신교의 궁극적 목적이 아닐 수 있다고 적었다.
최종 목표는 “국가 자체를 지배”하는 것, 신정 국가화다. 국가는 교회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 교회가 국가에 개입하는 것이 옳다. “많은 우파 목사들은 교회가 법률 기관, 법 집행기관, 언론매체 등 외부 세속기관의 감독이나 통제를 받는 개념을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한다. 교회는 하나님 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책임을 추궁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들 생각이다(팀 앨버타 저 〈나라, 권력, 영광〉).” 이 시각에서 보면, 정부가 교회를 수색하는 것은 이유 불문 ‘종교 박해’ 로 몰아가자는 것이다. 트럼프는 개신교 극우와 이 극단적 신념을 공유해 정치적 성공을 거두었다. 제스처든 실제 믿음이든 한국에 이 문제를 제기하는 건 트럼프에게 이롭다. 한국에게 이런 상황은 향후 내란 수사에 부담이 될뿐더러, 내란 옹호 세력으로 떠오른 개신교 극우에 대응하는 데에도 골머리를 앓을 만한 변수변수다.
이번에 트럼프와 이재명 대령령과의 정상회담 직전 발언과 같은 종교 관련 제기는 앞으로도 예상된하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입장을 같이 하는 영어에 능통한 민ㅇㅇ목사같은 유투버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은 미국 대중이 받아들이기 쉽고 트럼프의 권력을 정당화하는 이론을 국내서도 보급하는 제 앞장서고 있다. 이들은 국우주의자로 저격당한 찰스를 순교자로 국내 과격한 우익들을 선동하고 있다. 국내 개신교는 이를 과소평가 해서는 안도는 이유다. 미국이나 한국에서 그들이 함께 ‘믿는’ 기독교 신앙이나 그 가치는 무척 편향적이며 세속적이기 때문이다.
예장뉴스 보도부 ds2sgt@daum.net
